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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리뷰

최소한의 사랑 / 전경린

최소한의 사랑
국내도서
저자 : 전경린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1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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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무엇을 기다린다기보다는 기다림을 다하는 것 자체가 소망인듯한 기다림이었다. "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은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는 데 있다.' 책의 겉 표지를 장식하는 말이다. 이는 작가의 생각이자 제목의 뜻을 풀이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의 최소한의 사랑은 애(愛)로서의 감정으로, 그것은 기다림이라는 최소 조건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을 설명해 나가는 듯한 여주인공의 행보가 이 책의 내용이다.


 주인공은 자신과 남편의 불화를 예지하고 딸이 유학을 감과 동시에 집을 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사랑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가정사에 끼어들었던, 그리고 사라졌었던 여동생을 기억하고 그녀를 찾아 헤매게 된다. 그녀가 여동생을 찾아간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 마음 안에 있던 남편과 딸의 공백으로 그녀는 그 허무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속은 소라껍데기처럼 공허함만이 외로운 휘파람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그 빈속은 죄책감이라는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듯 의식을 깨고 그녀의 마음속의 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가 그녀 동생을 찾아 헤맨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그녀는 수소문을 헤매다가 여동생이 거주하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에서 울려 그 진폭을 커져가는 죄책감의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기다렸다. 사랑을 잃고 헤매는 여동생에게서 자신을 투영하면서. 그녀는 그렇게 여동생의 삶을 이해해 가면서 여동생 자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다리지 못해 잃어버린 假愛는 마침내 기다림에 의해 진실이 되어간다. 자신 때문에 행방불명 된 여동생 그리고 자기 때문에 삶의 풍파를 겪고 있는 여동생, 그런 여동생에게서 그녀는 안식을 얻는다. 그리고 사랑의 최소한의 조건을 통해 마침내 그녀는 여동생을 만난다. 


 기다림은 이해이자 시간과 함께 사랑이라는 향기를 은은하게 퍼트린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기다림 즉, 인내라는 최소한의 조건을 통해 완성이 된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사랑에 대한 해석이라든지 상황에 대한 이해는 충분히 납득이 갔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고방식과 행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의 실수와 이기심을 감정적으로 공감 받기 위한 행위 등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무 섬세하지 못하고 투박한 생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나 스스로는 그러한 논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종교와도 같다. 신이 모든 걸 사하여주고 믿음에 의해 속죄 받는다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다. 감성은 이성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죄의 무게는 스스로가 짊어지고 또한 스스로가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하는 무게다. 다른 이가 덜거나 사하여주는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한 걸음마다 무게를 짊어지고 그리고 익숙해지고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속죄란 것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사랑이 꾸준한 기다림이자 인내라고 했듯이 죄의 무게 또한 이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