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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리뷰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유유정역
출판 : 문학사상 200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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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나와 죽은 자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간다 .'





'사랑과 슬픔은 같은 길로 온다.'



주인공은 옛 친구의 연인이던 나오코를 사랑하게 된다.

옛 친구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

평소 셋이서 지내던 완전했던 세계는 부서지고 나오코는 요양소로 간다.


주인공은 나오코를 생각하며 다른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진다.

그러다 그는 나오코를 만나러 가고 그곳에서 그곳만의 분위기에 전염된다.

그는 그곳의 사람들처럼 비뚤어진다.

하지만 미도리의 존재 덕에 다시금 제자리를 찾는다.


그 과정 속에서 미도리에게도 호감을 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모순 속에서 그는 갈등을 하는데 그때 나오코는 자살하고 주인공은 미도리에게 간다.






그녀의 죽음은 필연적이다.

그녀는 자신의 내재적 가치관을 세계라 인식해왔고 그렇게 자라왔다.

모든 것이 규정되어있고 완전한 사회가 세상이라 믿었다. 


그녀는 순수했다.


그러나 가즈키의 죽음은 세상의 균열을 그녀의 눈동자에 각인시켰다.

그리고 주인공과의 갈등은 그녀를 그 세계 속에서 홀로 남겨 놓았다.


모든 것이 부서졌다.







상실은 변화이다. 

그 변화라는 수평선에서 우리는 삶과 죽음을 구분 짓는다.

선택은 삶이고 정체는 죽음이다.

우리가 가장 고귀하게 여기는 사랑 또한 이를 피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나오코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 했고 이해하려는 자신을 경멸했다.

적어도 그녀에게 사랑이란 영원불멸의 것이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봄이 오고 겨울이 오는 세계를 이해했다.

그리고 계절 속 남겨진 잔향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일부를 상실했다. 

그러나 그가 택한 미도리의 세상 속에선 그 향기는 없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렸을 적 배운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완전한 세계를 만들고 그것을 지켜나간다.

그러나 현실은 수용해간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죽고, 봄날 꽃의 잔향처럼 영원히 추억되는 방법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원한 사랑이 존재할까라는 의구심. 

철은 언젠가 녹슬듯이 우리의 피 또한 자신의 본성을 잊지 못한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영원한 사랑이란 죽음 속에서만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꽃일 것이다.

그리고 그 꽃의 존재가 상실 속에서만 피어난다는 것이 가장 슬픈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니체의 말대로 사랑이 감각이 아니라 행위 그 자체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믿어본다.